기득권과 무관한 우파는 생각하기 어렵다.
우파는 기존의 체제를 유지하려는 세력이다. 애착이 있어야 유지하려는 마음도 생기는 법. 어떤 형식으로든 현 체제로부터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은 이들이 우파로 기우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기득권에 안주하는 것은 위험한 자세다. 사물의 본질은 변화다. 변화하는 현실에 적응하면서 "지켜야 할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왜 그것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와 신념이 있어야 한다. 다시말해 "철학"이 있어야 한다. 철학을 갖지 못한 기득권자의 종말은 변화로부터의 도태다.
한국의 우파는 게으르다. 그리고 무식하다. 가진바 기득권에 집착하기만 할뿐, 그 기득권을 뒷받침하는 사회에 대한 이해에는 눈을 가린다. 그 결과가 오늘날 한국 사회를 뿌리부터 뒤흔들고 있다.
복거일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좌파가 사상의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강남 엄마들이 자식들에게 인문학을 전공하게 하는걸 본 적이 있냐고. 강남의 자제들은 의대, 경영대, 법대와 같은, 당장 돈되는 학과를 선택하지 사회에 폭넓은 영향을 미치는 인문학자나 기자가 되지 않는다. 그 결과가 오늘날과 같은 "무식한 우파"를 낳았다.
어떠한 사회도 기본적 철학이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 시장주의는 냉엄한 인간 현실에 기초한 제도일 뿐이지 그 자체는 철학도 뭣도 아니다. 서구의 우파는 기독교 전통, 정치적 보수주의(E.버크가 제창한), 역사적으로 형성된 정치 엘리트에 대한 신뢰 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결코 시장주의=우파라는 단순한 공식이 아니다.
1940년 윈스턴 처칠이 히틀러에 대한 결사 항전을 다짐한 것도, 우파의 "가치"와 관련된 것이었다. 순수한 영국의 국익이라는 관점에서만 보면, 영국은 히틀러와 전쟁을 지속할 이유가 없었다. 히틀러는 영국의 기득권을 존중했으며, 숙적인 소련과의 전쟁을 위해서 영국과의 동맹을 희망했다. 히틀러의 관심사는 유럽 내에서 "레벤스라움"을 획득하는데 있었지, 영국과 식민지 쟁탈전을 벌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나찌의 부총통 헤스가 혼자 비행기를 몰고 영국으로 날아온 것도 그런 상황에서 벌어진 촌극이었다.
그러나 처칠은 서구의 전통에 반하는 히틀러와 나찌를 용납할 수 없었다. 처칠의 표현을 빌리자면 당시 유럽은 "크리스트교 문명이 존속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이를 위해 처칠은 독일에 항전을 계속했고, 그 결과 2차 대전후 영국은 파산했으며 대영제국은 해체되었다. 처칠의 각료 대부분은 북아프리카에서 별 이익이 없는 전투를 계속하는 대신 제국의 핵심인 인도를 보호하기 위해 동남아의 방위를 공고히 할 것을 진언했지만 처칠은 듣지 않았다(그 결과가 태평양전쟁 초기 일본의 파죽지세의 승리와 싱가포르 함락이었다). 결코 처칠이 천박한 "국익"만을 위해 히틀러와 싸운 것은 아니었다.
세상은 강한 자가 지배한다. 그 이치는 어느 세상에서나 마찬가지다. 기득권에 안주하여 사회 전체에 대한 이해와 헌신을 게을리하는 집단은 필연적으로 약화된다. 그리고 파멸한다. 그들에게 주어진 기득권이 생득권이 아닌, 사회가 그들에게 일시적으로 부과한 특권에 불과하였음을, 그리고 그들이 무능과 불성실로 일관했을 경우 얼마든지 회수해 갈 수 있는 일시적인 권리에 불과했음을 알았을 때에는 이미 늦다.
로마제국의 전성기, 무엇하나 모자랄 것 없는 귀족의 자제들이 변방의 군단에 복무하는 전통은 로마제국의 중추신경을 강건하게 하는 비결이었다. 로마제국의 폭력성과 노예제의 비참함은 일단 논외로 하자. 이들은 비특권 계층과 접촉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복무하면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사회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자신의 특권과 의무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러나, 평화가 계속되면서 특권층의 자제들은 더이상 군단에 복무하지 않았다. 편안한 제국의 수도에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으로 안락한 생활을 누리기에 만족할 뿐,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대해서는 더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5현제의 마지막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갈수록 지원자가 줄어들아가는 지방자치단체의 공직자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면서 양아버지인 안토니누스 피우스 황제 시대의 무사안일함이 엘리트 계층의 사회참여 의식을 퇴보시킨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교양이 있었다. 긍지도 있었다. 개인적 차원으로만 보면 어딘가 야만적인 데가 있었던 그들의 선조보다 더 고결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더이상 사회와 부대끼지 않았고, 고고하게 자신만의 쾌락에 안주했다. 그 결과 그들은 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했다. 제국에 위기가 닥쳐왔을 때, 제국의 주도권을 잡은 것은 대부분 하층계급 출신들인 "군인황제"들이었다. 이들은 기득권에 안주하는 것밖에 모르는 특권 계층을 경멸했고, 아예 원로원 계급은 군무에 종사할 수 없도록 법제화시켜 버렸다. 로마 제국이 교회와 야만족에 의해 스러져갈 때 분연히 일어나 맞서 싸운 귀족은 아무도 없었다.











덧글
하늘선물 2008/06/11 18:46 # 답글
'사물의 본질은 변화'라는 철학이 통용될수 있는것이 철학적 기류로 따지면 딱 '포스트모더니즘'이후라고 보는것이 타당할듯 싶군요. 그리고 어떤 정의도 내릴수 없게끔 한 그 철학으로 인하여 오히려 보수라는 용어(진보라는 용어)는 무의미하게 되버렸구요.문제는 그 '기둑권'이란것이 '변화'에 전혀 무관한것인가? 라는 의문이 들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기둑권'을 가질수 있는 방법은 크게 2가지 라는 겁니다. 2가지중 공통되는점인 '지켜야 한다'라는게 있습니다. 근데 방법론적으로는 다르게 나뉩니다. '좀더 변화를 통해서 지키자' 혹은 '변화하지 말고 현상유지 해서 지키자'라는 식 말이죠.
그렇다면 지금 본문을 쓰신 주인장님께서 주장하는 바는 '좀더 변화를 통해서 지키자'라는 것인데, 문제는 '진보'와 결국 겹칠수 밖에 없는 단점이 생겨버립니다. 분명 '변화'는 '진보'라는 부분에서 굉장히 큰 의미를 차지할수 밖에 없습니다. 바로 '지키자'와 반대는 '달라지자'에는 결국 '변화'라는 방법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대체 우파는 어느것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데, 여기서 대다수 보수주의는 '변화'를 부정하는 것이고, '신보수주의'가 '변화'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코메디 같은 상황이 나와버리는데 큰 틀인 '지키자' 라는 점이 '변화'와 충돌하다 보니 대체 자신들이 '지킬'려고 하는 '타자'가 자기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필연'적으로 아주 조금 '변질'된다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현 '보수'가 할수 있는 방법이 결국 '변화없이' '지키자'가 되어버린것이죠.
.....죄송합니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했군요. 뭐 그렇다는 겁니다.......
ps. 근데..제가 분명 님 링크를 해놓았는데, 우리가 어디서 혹시 다른 이글루에서 본적이 있나요? 아니면 제가 그냥 우연찮게 글을 보고 링크를 한건가요? ^^;;; 뭐 친하지 지냅시다 라는 말입니다. 헛헛..
파파라치 2008/06/12 10:49 #
예전에 서로 한두번씩 댓글 단 적이 있었던 것 같네요. 제가 게을러서 그닥 포스팅은 즐겨하지 않습니다만..."사물의 본질은 변화"란 말은 2,600년 전에 헤라클레이토스가 했던 말이니만큼, 꼭 "포스트모던"한 말은 아닙니다. 사실 "포스트모던"이라는 말도 서양 기준이지, 동양 기준에서 보면 "트래디셔널"한 사고에 가까운 것이기도 하고...
어지간한 꼴통이 아니면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건 보수/진보의 차이와는 상관없죠. 다만 보수는 전통이란 오랜 경험과 시행착오의 결과로 생겨난 제도인만큼 이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변화를 "수용"하자는 쪽이고, 진보는 현 시점에서 합리적 이성에 비추어 불합리하다고 판단되는 전통은 과감히 폐기하고 정치가 변화를 능동적으로 "주도"하자는 쪽이라는게 제 나름대로의 분류입니다.(뭐 사실 이건 서양기준이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독자적 기준"이 있다고 봅니다만... 이건 주제와 너무 많이 벗어난 것이니 패스)
기존 체제가 변화에 완강하게 저항한 나머지 "혁명"이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변화를 이끌어낸 프랑스(그리고 1917년의 러시아)와, 혁명을 거치지 않고 기존 체제가 비교적 유연하게 변화를 수용한 영국(물론 영국의 경우에도 청교도 혁명이라는 진통이 있었지만, 이건 맑스적 의미에서의 계급투쟁과는 경우가 다르죠)을 비교하면, 전자가 좌파의 이상에, 후자가 우파의 이상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좌파가 유난히 프랑스 좋아하는 건 다 이유가 있지요...
보수는 기본적으로 지키는 것이지만, 지킬것 바꿀것 구분 못하는 수구와는 분명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ps."신보수주의"는 여러가지 의미로 쓰이는데, 님이 언급하신 것이 "네오콘"이라면 저는 네오콘을 보수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늘선물 2008/06/12 13:23 #
긴 답글 쓰다가 그냥 간단하게 '기득권'과 '보수'를 연결시킬려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것 같습니다. '기득권'은 이미 어떤 우월한 지점을 차지하고 있는 상태이고, 그것에 대한 권리를 계속 유지시킬려고 하는데, 문제는 그 '기득권'이 모든 '보수'에게 통용되지 않는단 말이죠. 현 '기득권'보다 더 높은 위치를 차지하렬고 '변화'를 시도한다면 오히려 '진보'와 비슷해지고 말이죠.프랑스는 프랑스 혁명보다는 68운동에 비중을 높이는게 요즘같은 시대에 더 받아들이는 느낌이 와닿을것 같네요.
그리고...'사물의 본질은 변화'라는게 헤라클레이토스가 했던 말이라고는 하지만 전 그분의 저서를 보질 못해서 그저 시뮬라르크 이야기하는 줄 알았습니당..^^;;
史官論也 2008/06/11 21:34 # 답글
그 이전에 대체 지금 대한민국에 우파가 존재하긴 합니까?
닷오-르 2008/06/11 22:25 # 답글
복거일도 사람의 말을 할 때가 있군요(...)
하루 2008/06/11 22:32 # 답글
이명박 까는 당신들에게 싫은 소리 좀 했다고 바로 이런 글을 메인으로 올려놓는군요. 글 올린 분껜 죄송합니다. 첫 몇 줄 읽다 말았네요. 이글루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파악했으니 더 볼 필요 없지요. 이건 이글루와 지겹게도 파 논쟁하는 분들께 하는 소립니다. 염병할 우파, 좌파 논쟁. 네, 저 무식해서 우파고 좌파고 모르고, 관심도 없습니다. 죽을 날이 언제인지도 모르는데, 하루버티는 것도 힘든 나날들에 그따위 것 알아서 뭐하고, 지금 그게 저에게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기득권, 사람 참 웃겨주시네요. 당신이 한 번 당해보라니까요. 내 자리 기꺼이 내주리다. 제발 좀 가져가세요, 그 기득권. 제발 좀.이명박, 방송국, 듣고 있습니까. 내 자리 차지하고 싶은 사람들 널린 것 같네요. 다음 차례, 대한민국 끝까지 늘어서있습니다. 무슨 걱정입니까. 이 사람들 어여 신상파악해서 데려들 가세요. 덕분에 이 쇼, 영원하겠네요. 축하드립니다. 그 전에 대한민국이 망하지만 않는다면요. 당신들에게 행운을!
Hee원 2008/06/12 00:21 #
이분 뭐 이렇게 흥분하신대;
幻庵先生 2008/06/11 22:43 # 답글
하루//난 명까아님. 이상한 소리 하지말기를.
해달 2008/06/11 22:47 # 답글
우파= 보수는 조금 아닌듯....
peitho 2008/06/11 23:18 # 답글
기존의 체제를 유지하려는 세력은 보수지 우파가 아니죠
Joker- 2008/06/11 23:23 # 답글
보수와 진보, 정치적 스펙트럼에 관한 글입니다.http://sonnet.egloos.com/3634097
참고하시면 좋을듯하군요.
하루 2008/06/11 23:24 # 답글
위에 말했듯, 여기 주인님께 하는 말 아닙니다. 우파, 좌파.. 그놈의 '파' 소리가 지겨운 건 사실이지만요. 하루 벌어 하루 살기도 힘든 사람들이나, 저같은 사람들에겐 그런 소리들이 있는 사람들의 배부른 소리로밖엔 안 들립니다. 그런 거 몰라도 사는데 별 문제도 없었구요. 사람들 만날 때 너 우파냐, 좌파냐 그런 걸 따지지 않잖습니까. 근데 요즘 인터넷만 보면 이 나라는 완전히 동서남북으로 나뉜 것 같아서요. 그게 무슨 중대한 일마냥.내 글 보고 이글루가 님의 글을 바로 메인으로 띄워서, 기득권 단어를 보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알겠길래, 말씀드린 겁니다. 실례 죄송.. 하다는 말도 그렇네요. 이미 실례해버렸으니.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길.. 그냥 내 블로그 와서 그대로만 봐주시면 감사할 텐데요, 그럼 내 말에 불만이 있든 없든 그냥 받아들이거나, 내버려둘 텐데, .. 이런 글을 보면, 앞뒤 다 자르고 저기 배부른 소리만 딱 가져다 임신 얘기나 처발라먹는 인간들을 상대하고 있으니, 아주 지긋지긋해서.
하늘선물 2008/06/11 23:27 #
실례지만 하루님 글을 이글루가 신경쓸정도로 한가하진 않습니다. ^^;; 기분이 나쁘실진 모르겠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하루님은 온라인매체에 대한 '과대망상증'이 있지 않았나 싶네요. 물론 제가 님 블로그 글을 전부 읽고 개인적인 판단에 의해서 말하는 것이지만 말이죠.아이구...싸우자는거 아닙니다. 남의 블로그에서 괜히 쌈박질 하면 안되는데, 너무 측은해서....
아 여기 주인장님께는 죄송합니다. ^^;;;; 아무튼 하루님 좀 편안하게 사세요.
幻庵先生 2008/06/11 23:48 #
이글 이오공감에 올린게 나인데 나=명까?????????
하이에나 2008/06/11 23:47 # 답글
그런데 우리나라에 진정한 보수나 우파가 있었나요. 그냥 친일에서 친미로 넘어온 어떠한 정치철학도 없는 꼴통세력인데.
하루 2008/06/11 23:56 # 답글
하늘선물님, 걱정해주셔서 감사.. 근데 전 네이버에서도 그렇고 이놈의 인터넷에 하도 당해서 말입니다. 네, 이글루가 한가하지 않아요. 제가 이글루로 들어온 통에. 그리고 제 기록 많이 삭제됐습니다. 요즘 얘긴 별 거 없어요. 뉴스를 보질 않으니. 그리고 오늘 제가 한 말들 기억해두셨다 뉴스나 티비를 한번 봐보세요. 여기 인터넷만 봐도 되겠네요. 하긴 제가 그 말장난의 유래에 대해 일일히 설명하진 않지만요. 오늘 있었던 일들 대부분 댓글이나 글에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이미. 대한민국이 하고 있는, 이미 전 세계로 나간 이 정신나간 쇼를 모르는 분 중 하나이신가 봐요. 반갑네요. 정말로.그리고 쥔장님, 여러 차례 말씀드리는데, 아니라니까요. 메인 2번째 페이지에 있는 '구절절 옳다, 속 시원하다'를 보고 내가 한 말에 이글루스가 이 글로 반응했다는 겁니다. 명까는 그 글.. 에 댓글을 쓰신 분들 보면 아시겠네요.
幻庵先生 2008/06/12 00:07 #
난 이 블로그 주인장도 아니고 명까도 아님. 이글을 이오공감에 올린 사람일뿐.
bzImage 2008/06/12 00:46 # 답글
저 하루님 블로그 가보시면 왜인지 정신세계가 아름다우신 분이란걸 아실수 있을겁니다. 저분은 신경쓰지 말고 우리는 우리의 커멘트를 이어나갑시다.
vibis 2008/06/12 01:23 # 답글
음... 말씀하시려는 의도는 알겠습니다만 딴지를 걸겠습니다.처칠에 대해서 너무 미화를 하시는 듯 싶은데, 요약해서 말하자면 영국입장에서는 제공권과 제해권이 유지되어 있는 상태에서 독일을 제압할 필요가 있었죠.
독일은 영국과 동맹을 맺은 상태에서 유럽을 손아귀에 넣었다면 그 보다 더 좋은 것은 없었을 겁니다.
독일이 동맹도 파기하고 소련을 침공한 예가 있듯이, 영국이 독일을 내버려뒀다면 똑같은 꼴을 당했을 겁니다.
처칠이 늘어놨던 이유들은 명분에 불과하고, 독일에 대항했던 것은 영국에 이익을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물론 이유라도 그럴싸하게 늘여놓을 수 있는 쪽이 더 나아보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우파(라고 쓰고 수구라고 읽음) 들이 무식하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아직도 무슨 놈의 빨갱이 타령... 김대중 정권 이후로 빨간칠이 제대로 통한 일이 없으면서도 빨갱이에 집착하는 것이, 그네들의 수준을 보여주는 거죠.
파파라치 2008/06/12 11:05 #
뭐 정치라는게 하나의 이유만 가지고 전개되는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나의 투쟁"을 읽어보면 히틀러는 분명 프랑스는 타도해야할 적으로, 러시아는 정복해야할 대상으로, 그리고 영국은 동맹관계를 맺어야 할 상대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알기로 처칠은 그 책을 진지하게 읽은 몇 안 되는 서구의 주요 정치인이고요.그리고 영국의 제해권은 두말할 것 없이 강력했지만, "제공권"은 전쟁 초기에는 분명 독일에 있었습니다. "대영제국 쇠망사"(나카니시 테루마사 著)란 책에서 보면 체임벌린이 뮌헨에서 히틀러에 양보한 것도 영국이 독일의 루프트바페에 저항할 최소한의 방공전력을 구축하기 위한 시간벌기의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히틀러가 전략폭격의 대상을 영국의 방공거점에 국한한 초기의 전략을 지속하기만 했어도 영국은 붕괴되었을 거라는 예측도 있고요.
물론 독일이 소련을 타도하고 유럽 대륙을 석권했을 경우, 영국의 운명은 히틀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달리게 될 위험성은 분명 있었겠죠. 하지만 1940년의 영국이 단독으로 히틀러에 저항한다는 것이 훨씬 더 위험성이 큰 선택이었습니다(아시다시피 당시에 독일은 소련과 동맹관계에 있었으니까요). 히틀러의 소련 침공, 미국의 참전으로 기사회생하긴 했지만, 순수하게 영국의 힘의 한계와 국익만을 생각하는 현실정치가였다면 독일의 화해제스처를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했겠죠. 물론 그랬다면 유럽에서 서구문명은 끝장났겠지만.
하루 2008/06/12 01:33 # 답글
幻庵先生님, 죄송하군요.한자를 제대로 보지 않아 위의 쥔장분과 햇갈렸습니다.
bzImage님, 알지도 못하면서, 아니.. 모르니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네요.
네, 내 정신세계는 아름답지 못합니다. 아름다울래야 아름다울 수가 없는 상황인지라.
내일부턴 겨울의 포스팅들 다시 재업시키든지 해야겠네요.
어차피 할 일도 없으니. 지난 겨울에 일어난 사건들 정리해 드리지요.
보고 믿든지 말든지. 당신들 마음이지만, 당신들이 그러는 사이에도, -
어찌보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된 지금이 내가 바라던 바이긴 했는데,
방송국의 쇼를 막는 게 아니라, 같이 더, 키워놓고 있으니, 허무할 뿐이고,
내겐 싸울 인간들만 많아진 셈이라, ..
방송국들에 질려 이젠 보는 것도 말하는 것도 질립니다.
그럼에도 말해야 하는 사람 속을 당신이 알겠습니까마는.
하긴 울엄마도 믿지 않는대야. 이 쇼에 대해 말해봐야 미친 년 소리나 듣습니다.
당신 말들이 나가 청문회 스타를 만들어낸 와중에도 말입니다.
어쨌거나 오늘을 기억해주시길.
기억하시게 될 겁니다. 저를. 이 상황을.
파파라치 2008/06/12 09:22 # 답글
우왕... 게을러 터져서 포스팅도 잘 안하는 내 글이 공감에 올라온 사태는 감당하기 힘들다는... 이렇게 댓글이 줄줄이 달리는 것도 그닥 소망스럽지 않고...(이글도 댓글방지로 할걸 그랬나)다행스러운건 저보고 뭐라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네요. 일일이 답글 달아드릴 필요가 없어서 한결 마음이 편하다는... 여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shaind 2008/06/12 15:27 # 답글
아무리 봐도 처칠의 행동을 "우파의 가치"에 비추어 해석하는 건 전쟁사적 이해가 심히 부족하시다고밖에 볼 수 없는 것 같습니다......만, sonnet님이 트랙백에서 너무 잘 설명해주신 것 같아 제 의견은 생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