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라치님의 이글루



2010/05/28 00:53

齋하라! 세상보기


장자(蔣子)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다.

공자의 수제자인 안회가 위나라 임금의 폭정을 바로잡고자 떠나면서 공자에게 위나라의 병을 고칠 방도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공자는 한마디로 "재(齋)하라!"고 설파한다. 여기서 이야기 속의 공자가 말하는 재(齎)함이란 심재(心齋), 곧 마음을 비우는 것을 의미한다.

심재(心齋)를 말하기에 앞서 공자는 윤리 도덕을 설파하는 이들의 심리를 절묘하게 묘사한다.

"너는 덕이 어떻게 녹아 없어지고, 못된 앎이 어디서 생기는지 아느냐? 덕은 이름을 내려는 데서 녹아 없어지고, 못된 앎은 서로 겨룸에서 생긴다. 이름을 내려는 것은 서로 삐걱거리는 것이고, 못된 앎은 겨루기 위한 무기이다. 둘 다 흉한 무기라 완전한 삶을 위해서는 써서 안될 것이다... 억지로 인의(仁義)니 법도니 하는 것을 포악한 사람 앞에서 늘어놓는 것은 남의 못됨을 이용하여 자기 잘남을 드러내려 하는 것. 이를 일러 "남을 해치는 것"이라 한다"

且若亦知夫德之所蕩而知之所爲出乎哉? 德蕩乎名知出乎爭. 名也者相軋也,知者也爭之器也.二者凶器非所以盡行也...而强以仁義繩墨之言衒暴人之前者是以人惡育其美也.命之曰災人.

- 蔣子, <人間世>편 / 번역은 오강남 풀이 <장자>에서 인용 -


문제는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마음, 즉 에고(ego)다. 주장하는 내용이 아무리 도리에 맞아도, 그 주장하는 이의 마음이 자신의 지적, 도덕적 우월함을 확인하고자 하는 욕망으로 가득차 있으면 결국은 세상에 해가 될 뿐이다. 그것은 벼락부자가 자신의 재물을 자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우리는 천박한 벼락부자를 존경하지 않을 권리가 있는 것처럼, 천박한 지식부자를 경멸할 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