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을 요구한다면 모범을
... 그러나 오히려 이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강력한 수비를 실현할 수 있는 군주는 오직 백성과 고락을 같이할 성군뿐이다. 군주된 이로서 백성과 짧은 낙(樂)을 같이할 이야 많겠지만 기나길 고(苦)를 같이할 이가 몇이나 될 것인가. 다행히 그런 군주가 나왔다고 한들 그 아들도 그렇게 하리라는 보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
- 공원국 著, <춘추전국이야기 8, 합종연횡>, 역사의 아침, p319
10년전의 일로 기억된다. 영어 인터뷰를 볼 일이 있었는데 그때 인터뷰어가 물어본 질문이 "리더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헌신(devotion)"이라고 답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이의 헌신은 단순한 희생이 아니며, 요즘에는 좀 모자란 사람과 동의어로 치부되는 그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그보다는 이루고자 하는 일에 대한 완전한 몰입을 의미한다. 그 중에서도 정치지도자의 헌신은 자신이 몸담은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 나가고자 하는 욕망의 산물이다. 높은 의미의 권력욕이라고 할 수 있다.
그저 일신의 안락만을 추구하는 이는 사인(私人)으로 남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나 공동체를 위해서나 바람직하다.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이는 좀더 수준 높은 욕망을 가져야 하며, 추구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때로는 자신의 목숨마저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거기에 자신의 그릇의 한계에 대한 안목과 이를 넘어서는 자리는 겸허하게 포기하는 용기까지 갖추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으나, 그것이 너무나 어려운 일임은 가장 탁월한 이들조차 물러날 때를 놓쳐 오명을 남기는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










최근 덧글